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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대산문학상에 이어, 2015년 이상문학상의 영예를 안은 작가 김숨의 일곱번째 장편소설. 3센티미터의 누비 바늘로 0.3밀리미터의 바늘땀을 손가락이 뒤틀리고 몸이 삭도록 끊임없이 놓는 수덕과 그녀의 딸들이 '우물집'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한 자 한 자 새겨 2천 2백 매의 장편소설로 완성했다.

"누비는 똑같은 바늘땀들의 반복을 통해 아름다움에 도달하지. 자기 수양과 인내, 극기에 가까운 절제를 통해 최상의 아름다움에 도달하는 게 우리 전통 누비야. 다른 어느 나라에도 없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고유한 침선법이지"라고 되뇌는 소설 속 인물의 말처럼,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 지루한 인생에서 아름다움에 이르는 길이 이 소설 안에 펼쳐져 있다.

바느질하는 여자와 소설 쓰는 여자 김숨. '명장'을 증명하지 못할지라도 삶을 견디고 살아내는 자신만의 형식을 가진 사람들의 모습이 아름다운 소설이다.

바느질하는 여자 7
감사의 말 631

: 홈질의 무한반복인 누빔질은 글쓰기를 빼닮았다. 한 땀이 한 자, 백 땀이 백 자. 그러니 서쪽 방에 고립되어 손가락이 뒤틀리고 심신이 삭도록 바느질한 사람은 수덕이 아니라 김숨이고, 절대고독 속에서 숨이 턱턱 막히도록 조밀한 언어로 장편을 써낸 사람은 김숨이 아니라 수덕인지도 모르겠다. 바느질하는 수덕을 죽도록 사랑하면서도 필사적으로 도망치고 싶어 한 딸들의 마음을 알겠다. 이토록 지독한 글을 쓴 김숨에게 두려움을 느끼지 않기도 어렵지만 중독되지 않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그 안의 모든 무늬와 기척들이 침엽수림처럼 세밀한데, 어느덧 우뚝하고 울창하다. 김숨은 바늘의 문장으로 산맥을 창조했다.
: 바느질 하는 여자』는 무려 원고지 2,200장에 달하는 장편소설이다. 읽어 내려가다 보면, 긴 메아리를 찾으러 가는 여정을 느끼게 한다. 3센티미터의 누비바늘로 0.3밀리미터의 바늘땀을 손가락이 뒤틀리고 몸이 삭도록 끊임없이 놓는 어머니와 그녀의 딸들이‘우물집’에서 살아가는 이야기가 한 땀 한 땀 우리네 가슴으로 옮겨진다. 물론 그 한 땀 한 땀의 열정은 이 소설을 쓴 작가 김숨의 영혼처럼 살아 움직인다. 어쩌면 바로 이 열정이 이 소설의 매력이고, 다른 소설과의 차별성일지도 모른다. 그것은 곧 이 소설을 끝까지 붙잡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바느질 같은 여성 특유의 문장들이 촘촘하게 그리고 아름답게 호흡하고 있다는 뜻이다. 비록 장편이지만 여기에는 섬세한 시적 표현도 한 땀 한 땀 우리들의 오감을 자극하고 있어, 그 섬세함과 예술성이 돋보인다.
작은 물건에 지나지 않는 바늘 하나가 주인공을 통해서 인간의 탄생과 일상 그리고 죽음을 머금고 있는 옷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느껴보라. 물론 궁극적으로 이 작품을 통해 옷이 완성되기까지의 예술성도 중요하지만, 더불어 거기에 녹아 있는 삶의 깊이를 살피는 데 주력했으면 좋겠다. 어쩌면 우리네 여인들이 누비고 견뎌낸 아득한 시간들이 떠오를지도 모르겠다.
소설의 중반부를 넘기면서 이 작품을 더 애틋하게 붙잡은 전환점이 된 것 같은 다음의 문장을 곱씹어본다.

“오전 내내 누비대 앞에 꿈쩍 않고 앉아 바늘땀을 뜨고 난 어머니의 눈은 멀어 있었다. 언제부터인가 바늘땀을 뜨고 나면 어머니의 눈은 어둠과 빛을 구분하지 못할 만큼 멀어 있었다. 멀어버린 눈이 돌아오면 어머니는 다시 바늘땀을 떴다. 금택은 문득 어머니의 멀어버린 눈이 돌아오지 않을까 걱정되었다.”

이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한 김숨의 문학적 열정과 고뇌가 오롯이 한 송이 꽃으로 피어나 우리들에게 그리운 향기를 전해주고 있는『바느질 하는 여자』. 이제는 우리가 이 소설을 바느질 할 시간이다.

수상 :2020년 동인문학상, 2020년 김현문학패, 2017년 동리문학상, 2015년 이상문학상, 2013년 대산문학상, 2013년 현대문학상, 2012년 허균문학작가상
최근작 :<공존하는 소설>,<잃어버린 사람>,<[큰글자도서] 제비심장> … 총 89종 (모두보기)
소개 :1997년 단편 소설 「느림에 대하여」가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1998년 「중세의 시간」이 문학동네신인상에 각각 당선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나는 나무를 만질 수 있을까』, 『간과 쓸개』, 『국수』, 중편 소설 『듣기 시간』, 장편 소설 『떠도는 땅』, 『제비심장』, 『잃어버린 사람』 등을 썼다. 허균문학작가상, 대산문학상, 현대문학상, 이상문학상, 동리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문학과지성사   
최근작 :<우리, 함께 걸을까?>,<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밤의, 소설가>등 총 1,921종
대표분야 :한국시 1위 (브랜드 지수 1,812,684점),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6위 (브랜드 지수 968,769점), 철학 일반 10위 (브랜드 지수 80,590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