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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점] 서가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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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제7회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소설 부문)을 수상하며 문단에 나온 최제훈의 첫 소설집. 서사의 과감한 개진, 전통적 서사의 익숙함과 이를 실험하는 낯섦을 하나로 엮어 이야기판으로 만들어내는 구성력이 돋보인다. 표제작이자 등단작인 '퀴르발 남작의 성'과 각종 앤솔러지에 선정되었던 '셜록 홈즈의 숨겨진 사건' 등 총 8편의 소설이 수록되어 있다.
'퀴르발 남작의 성'은 퀴르발 남작이라는 인물과 그에 대한 소문(이야기)이 변형되어 각기 다른 시공간의 사람들에게 전달되는 과정을 추적하는 소설이다. 옛 이야기로, 소설로, 영화로 또 프랑스로, 미국으로, 일본과 한국으로 전달되면서 전달하는 사람들의 필요에 맞춰 어떻게 재해석되는가에 초점을 맞추었다. 제7회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 소설 부문 수상작. 이밖에 서간문 형태의 소설 '셜록 홈즈의 숨겨진 사건', 모노드라마 형태의 소설 '그림자 박제', 최제훈 소설의 장기가 마음껏 발휘된 소설 '마녀의 스테레오타입에 대한 고찰', 메리 셰리의 소설 <프랑켄슈타인>을 분석하고 재해석한 소설 '괴물을 위한 변명', <퀴르발 남작의 성>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이 총출동 한바탕 난장을 벌이는 '쉿! 당신이 책장을 덮은 후……' 등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퀴르발 남작의 성 : 삐딱하게 보기, 뒤집어 보기, 물구나무서서 보기와 같은 식으로 사태를 전복하면서 최제훈은 탄력적인 위트와 유머 감각으로 서사적 난장에 신명을 지피는 작가이다. 그는 기존의 문화의 지도, 생각의 지도를 가로지르고 거스르면서 지도 바꾸기를 격렬하게 시도한다. 문화의 지도, 생각의 지도 바꾸기는 곧 서사의 지도 바꾸기와 통한다. 바뀐 최제훈의 서사 지도에는 기존의 서사 문법으로부터 활달하게 벗어난 가능성의 공간들이 많다. 실제와 허구, 상상, 환상, 망상 등을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독자의 상상과 추론의 범역을 유쾌하게 넓혀준다. 그러면서 새로운 상상 지도에 독자들을 기꺼이 초대하고자 한다. 독자들은 거기서 신명나는 서사적 추론의 향연을 함께 주재할 수 있다. : 그가 묻는다. 당신 셜록 홈즈를 아십니까? 홈즈? 어떤 어려운 살인사건도 척척 해결해낸다는 명탐정 말인가. 그가 또 묻는다. 그렇다면 괴물 프랑켄슈타인은 어떠십니까? 고양이 톰은? 생쥐 제리는? 최제훈은 그 친숙하게 박제된 이름들을 세상 밖으로 끄집어내어 내동댕이친다.
그의 소설은, 아아, 재미있다. 안다고도 모른다고도 할 수 없는 인물들. 믿거나 말거나 마구 질주하는 이야기들. 최제훈이 들려주는 능청스런 거짓말에 정신없이 홀려 따라가다 보면 진부하고 명료하던 이 세계가 돌연 낯설게 느껴진다. 서늘하고 쓸쓸해서 몸을 떨게 된다. 시침 뚝 떼고서 그가 다시 묻는다. 자, 그런데 이 소설을 읽는 당신. 당신은 누구십니까? : 낯익은 혹은 낯선 난장판 이 책을 추천한 다른 분들 : - 한겨레 신문 2010년 10월 1일자 - 동아일보 2010년 10월 2일자 - 조선일보 Books 북Zine 2010년 10월 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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