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어지지 않는 실>, <신데렐라 티쓰>, <아빠의 여름방학>의 작가 사카키 쓰카사의 장편소설. 미래에 대한 꿈도 희망도 없는 열아홉살 소녀가 우연히 화과자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성장해나가는 이야기를 유쾌하면서도 감동적으로 그리고 있다.
특별히 하고 싶은 일도 딱히 되고 싶은 것도 없는 쿄코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백화점 지하의 명문 화과자점 미쓰야에서 판매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그녀가 화과자점을 택한 이유는 먹는 일을 좋아하고 남들보다 유난히 통통한 몸매가 매장에 섰을 때 긍정적으로 작용하리라는 믿음 때문. 별 기대 없이 시작한 아르바이트였지만 자신의 일에 열정을 가진 동료들과 함께 하면서 점차 화과자의 매력에 빠져든다.
이야기는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에 따라 한편씩 구성되어 있는데 인생의 목표나 꿈이 없었던 19세의 평범하고 뚱뚱한 소녀가 자신의 일에 긍지를 갖고 일본 전통 화과자에 대해 배워가는 과정을 유머러스하면서도 따뜻한 필치로 그리고 있다.
일본 젊은이들이 처한 어두운 현실을 반영하면서도 이를 무겁지 않고 재기발랄하게 풀어낸 덕분에 출간 후 1년 만에 47만 부가 팔리는 빅히트를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일본 여대생들이 뽑은 2013년 가장 재미있는 소설로 선정되기도 했다.
- 화과자의 안
- 1년에 한 번 하는 데이트
- 싸리와 모란
- 스위트 홈
- 쓰지우라의 향방
김난주 (옮긴이)의 말
화과자의 단아한 자태에 이리도 깊은
일본의 감성이 숨어있을 줄이야
유학 시절, 기숙사에서 다도를 배웠다. 말차의 맛도 잘 모르는 데다 다다미방에 무릎 꿇고 앉아 긴긴 시간을 인내해야 하는 터라 솔직히 처음에는 고통스러웠다. 오로지 화과자의 단아한 자태와 맛 하나로 버텼다. 그 자태가 무너지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앙증맞은 대나무 포크로 사등분해 한쪽씩 입안에 넣으면 사르르 스미는 아련한 맛. 하지만 그때는 그 자태와 맛에 이리도 깊은 일본의 감성과 숨결이 숨어 있는지 전혀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