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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빨간 원피스를 입은 소녀가 개인실의 벽에 기대듯 서있었다. 얼굴에 옻을 발라 놓은 것처럼 새까만 그림자로 덮여있었다.
너무나 갑작스러운 일에 말도 나오질 않았다. 심장이 거세게 날뛰며 가슴 안쪽을 두드렸다.
“있잖아. 오빠는 언제 죽어?”
소녀는 그렇게 말하며 양손을 앞으로 뻗었다.
숨을 쉴 수가 없었다. 마츠타니는 떨리는 손으로 개인실의 잠금장치를 풀고, 밖으로 뛰쳐나왔다. 뒤돌아볼 용기 따윈 없었다. 그저 필사적으로 목발을 짚어가며 큰 걸음으로 나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