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틀면 언제나 방송 중인 리얼리티 쇼. 지금 출판계에서도
'리얼리티 쇼' 바람이 불고 있다. 말도 안되는 이야기지 싶다. 하지만 사실이다. 그 태풍의 중심에 서있는 것은
바로 에릭 전(35세).
시작은 미약했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독신남이
마침내 마음을 열고 결혼을 위해 채팅을 시작한다는 뻔한 성장담을 새로운 형식에 담은 처녀작 <채팅은 있어도 듀오는 없다>(08년 10월)에는 수많은 악평이 쏟아졌다.
버*버디와 스카이*브를 단지 '캡쳐'했을 뿐 아니냐고. 가필 논란이 있기도 했다. 당시 채팅 상대였던 여성들이 하나
둘 '내가 한 말과 다르다'고 주장했던 것. 출판금지 가처분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책과는 별개로 이 소송은 "카프카의
소설에서나 있을 법한 소송"으로 법조계에 회자되고 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는다. <아! 나의 유혹>(08년 12월)을 통해 '옴므 파탈'의 치명적인 매력을, <서른
셋, 권상우처럼>(09년 2월)에서는 진정한 사랑을 위해서라면 속도위반까지 불사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특유의 '무삭제 실시간
글쓰기' 수법으로 담담하게 써내려가며 '노총각 트릴로지'를 완성한 것이다. 인터넷에서 무분별하게 쓰이던 '쩐다'라는
말은 이제 그의 글쓰기를 가리키는 고유명사가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아! 내가 결혼했다>(09년 3월)를 통해 오매불망(寤寐不忘)하던 결혼에 골인하는 순간을 생생하게
담음으로써 전국의 개나 소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혹자는 거대한 음모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을 던지기도 했다.
권말에 실린 에릭 전 본인의 혼인신고서와 큰형의 인감증명서는 그런 의혹을 가중시켰다. 의혹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그런 그가 돌아왔다! 제수씨 그리고 처제와 함께. 아무래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는 자못 비장하게 서두를 연다. "셋은
너무 많다." 그러니까, 처제가 문제라는 말이다. 도대체 왜?
첫째, 방이 너무 좁다. 둘째, 처제는 백수다. 셋째, 고향으로 내려갈 생각도 없다. 이것을 부동산 거품과 청년실업,
수도권 집중화 현상으로 풀어내기는 너무나도 쉬운 일이다. 물론 에릭 전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이 책에는 어떤 '거대담론'도
없다. 그는 그저 끊임없이 궁시렁대고, 불평을 늘어 놓는다. 처제도 대단하다. 그가 떠드는 것을 '실시간으로 받아적고'
역시 실시간으로 교정교열 하는 건 다름아닌 처제인 것이다. 아, 가혹하다. 너무도 가혹하다...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에릭 전의 새로운 시도는 성공적으로 보인다. 현대사회의 모든 병폐와 실존적 고뇌를 껴안고 21세기의
기혼남으로 살아가는 에릭 전의 모습은 손발을 오그라들게 하고야 마는 것. 그의 거창한 엄살에 혹자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에릭 전은 예수가 되려 하는가?" 에릭 전은 이렇게 말한다. "나는 결혼했다.
미혼과 비교하지 말라" 그것이 바로 에릭 전의 화법이다.
에릭
전 - 다들 내 책에 불만들이 많으신 모양이다. 혹자는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박수칠
때 떠나라" 심지어 <아! 내가 결혼했다>도 쓰지 말았어야 했다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나도 이제 결혼한 사람이다. 막말하지 마라. 인륜지대사를 치루었으니 이제 가족계획도 세워야
하지 않겠는가. 분유값, 학원비에 장사 없는 현실을 직시히지. 스바하!
“경이롭다...
에릭 전은 자기계발/처세술 분야를 새롭게 뒤엎었다. '처제술'이라는 새로운 분야가 그로부터 생겨났다.” - 그루초
박 (저술가)
“에릭 전이 두 명이라면 우리는 진즉 문을 닫았어야 할 것..” - 듀오
신도림점 영업3팀 김모 이사
“결혼 후에도 그의 이빨은 여전히 살아있다. 당신이 치과의사가 아니라도 그 이빨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 핀란드 자일리톨 홍보대사
서문 - 셋은 너무 많다
- 나의 결혼
- 단칸방에 처제가 웬말
- 인세가 가압류 되다
- 너덜너덜한 모습
- 사랑니를 뽑다
- 법원출석요구 불응기
- 빨간 딱지를 붙이다
- 처제, 자기는 왜 안나오냐고 묻다
- 집 없는 처제
- 내가 스물 일곱 때는
- 시골도 나쁘지 않다
- 발냄새 나고 싶어 나는 사람있나? - 처제와의 불화 #1
- "형부, 발음이 왜 그래요?" - 처제와의 불화 #2
- 사람이 결혼을 해야 하는 역사적 이유
- 한밤의 순대파티 그리고 화해
제6회 푸른문학상
'새로운 시인상'
수상 동시집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담긴 동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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