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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기간 : 2018년 7월 13일 ~ 소진 시까지

첫 소설집 <쇼코의 미소>가 소설가 50인이 뽑은 '올해의 소설'로 선정되는 등, 그 시작만으로도 자신이 소설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가닿는 데에 성공한 소설가 최은영이 두번째 소설집을 냈다. 최은영이 들여다보는 곳은 취약한 마음의 고리들이다. 최은영의 이야기들이 묘사하는 어떤 감정들을 기억하는 연한 마음들. 헤어지는 순간에도 '시위하듯 우는 것이 아닌' 울음소리를 내던 애인 수이(<그 여름> 中)를 기억하는 이경의 아픔. 너무 나쁘게 생각하지 말라는 친구 모래의 위로를 듣고 "너무 나쁜 사람들을 너무 나쁘다고 하지 그럼 뭐라고 얘기해?"라고 말하며 그런 내가 고의였고, 악의적인 마음을 품었음을 기억하는 마음. (<모래로 지은 집> 中) 미숙했던 지난 날의 한 순간, 그 마음의 흔들림을 최은영은 결코 외면하지 않고 정직하게 바라본다. 내 마음이 지나온 자리를 정확하게 들여다보는 그 용기가 우리의 삶이 지나온 자리를 긍정할 힘이 되어줄 것이다.

<너무 한낮의 연애>로 젊은작가상을 수상한 김금희의 첫 장편소설. 계간지에 연재되는 동안 이미 눈 밝은 독자가 먼저 알아본 그 소설이 드디어 독자를 찾았다. "마음을 폐기하지 마세요. 우리는 조금 부스러지기는 했지만 파괴되지 않았습니다."라는 '언니'의 조언이 오래 마음에 남는다. 경애도, 상수도, 다른 이들도 마음이 파괴될 만한 충격을 여러 차례 겪었지만 조금 부스러졌을 뿐이다. 그들은 그 시간들을 건너왔고, 여전히 부지런히 일을 하고, 상대를 향해 말을 걸고 밥을 나누어 먹으며 그 시간들을 견뎌낸다. 경애과 상수가 서로를 알아가고 서로의 마음을 향해 가닿는 그 과정을 지켜보며 우리 역시 우리의 마음을 비로소 들여다보게 된다. <경애의 마음>을 사랑하지 않는 것은 도대체 가능한가? 좋아하지 않을 이유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사랑스러운 소설이다.

우리는 지금 ‘그 여름’으로 달려가고 있어요. 거기에는 끌어당김과 밀쳐짐이 있는, 우리 모두에게 있는 어느 여름의 한 페이지, 안개가 자욱한 어느 농장에서 손목에 방울을 단 채 서로를 간신히 식별하면서 시간을 견디는 ‘아치디에서’와 같은 시간들. 더 단단하고 힘있게 두번째 소설집을 펴낸 최은영 작가에게 ‘경애하는 마음’을 보냅니다. 몇해 전 사람에 관한 관심을 놓지 않는 작가가 되겠다고 적었던 어느 글을 보았을 때처럼 저는 여전히 이 작가를 지지하는 편에 서 있어요. 최은영 작가는 앞으로도 우리의 곁에서 최선을 다해 ‘무해한 사람’들의 세상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것이 조금 바스라져 있을 때조차 조각을 맞추어 다시 일어서자고 말할 겁니다. 이제 우리 앞에 놓여 있는 여름은 그런 여름이에요. 최은영이라는 작가가 있고 그것을 읽으며 위안받고 힘을 내보는 모두가 있는 여름.

나는 『경애의 마음』을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이야기로 읽었다. 사랑해서 마음이 아플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친구의 자리에 찾아가 몇 시간이고 앉아 있는 사랑, 무너지는 상대에게 해줄 것이 없어 일어나야지, 일어나야지,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는 사랑, 자신을 잠식하고 허무하게 하는 이를 통과해야만 하는 사랑, 잡은 손을 놓고 걸어가야 하는 사랑, 아무 말 없이 곁에 서서 손을 잡아주는 사랑, 세상이 잊어도 나만은 잊지 않고 기억하리라는 마음을 지닌 사랑.

“여기에 사랑이 있었다.” 나는 이 문장을 가만히 바라본다. 이 문장의 몇 줄 뒤에는 “울고 싶었다”라는 독백이 나온다. 『경애의 마음』에서 사랑은 사람을 한없이 여리게 하고 울게 한다. 사랑은 현실을 뛰어넘는 환상도, 인물들의 상처와 슬픔을 씻겨주는 낭만도 아니다. 이렇게 당신을 울게 하고, 기다리게 하고, 지치게 하고, 도리어 외롭게 하는 마음 따윈 버리고 사는 편이 낫겠다는 내게 “마음을 폐기하지 마세요”라고 말하는 ‘언니’의 목소리는 소설 전체에 희미하게 울려 퍼진다. 비정해지고 무감해지는 것이 어른이 되는 방법이라고 우리는 배워왔었지만. 그렇게 살 수 없는 사람들을 어리석다고 이야기하지만 나는 이 모든 사랑을 피해 가지 않고 타협하지 않고 온전히 느끼며 통과해내는 인물들이 한없이 사랑스럽다고 느꼈다. 당신, 더 나아질 수 있어, 내가 곁에 있어줄게, 지켜봐줄게, 라는 따스한 마음이 내내 느껴져서. 그 따뜻한 마음을 이 소설을 써준 작가님에게 다시 돌려드리고 싶다. 이렇게 좋은 소설 써줘서 고마워요.

최은영 인터뷰 전문 보러가기

자신이 가장 아프다고 생각했던 부분, 기억 속에 묻어둔 어떤 부분들에 대해 특히 더 아프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모래로 지은 집>이 가장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엔 우리가 어떤 감정을 충분히 느끼지 못하고 지나갔다고 하면, 그 감정은 사라지지 않고 우리 안에 남아있는 것 같아요. 화를 냈어야 하는데 화를 못 낸 상황이 지나갔다고 하면, 물론 내가 계속 화가 난 상태는 아니지만, 그 화는 사라지지 않고 계속 내 안에 남아 있는 것 같았어요. 어떤 걸 잃어버렸던 상황, 슬픈 상황에도 충분히 슬퍼하지 않으면 그 감정은 제 안에 남아서, 제가 비록 느끼지 못하더라도 사는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을 해요. 그런 의미에서 소설 작품을 읽은 후 우리가 어떤 구체적인 감정을 다시 느낀다면 풀어지는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해요. ‘그때 그런 일이 있었고, 이런 감정을 느꼈었지.’하며, 그 감정이 존재한다는 걸 받아들이는 게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야 슬프고 화가 나는 경험을 했던 과거의 나와 더불어 살 수 있으니까요. 일상을 살다보면 너무 바쁘고 시간이 없으니까, 자기감정을 들여다볼 시간이 별로 없잖아요. 묻고 잊어버리고 살아야 할 때가 있는데, 결과적으로 그렇게 되면 사람의 마음이 병드는 게 아닌가 해요. 그 마음을 돌봐주고 풀어주는 게 소설의 역할이 아닌가 생각하고요.

김금희 인터뷰 전문 보러가기

비슷한 맥락의 질문인데요, ‘조금 부스러지기는 했지만 파괴되지는 않은’ 사람들이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이 부분이 좋게 읽혔습니다.

저도 약간, 하루를 보내면서도 순간순간 제 마음을 다시 단정하게 하고 노력해야 되는 사람이에요. 그게 잘 되지 않을 때는 실제로 일상부터 파괴되거든요. (소설 속 경애처럼) 안 먹고 안 씻고 하는 건 가장 필수적인 것부터 안 하게 되는 거잖아요. 사람이 자기 무게를 감당 못하는 순간이 올 수 있죠. 실제로 저도 그랬기 때문에 하루하루 어떻게든 일상을 꾸려나가는 게 굉장한 힘이 필요하다는 걸 알아요.

사람들이 ‘내가 되게 열심히 못하고 있네. 나는 왜 이거밖에 안 되지.’ 이렇게 자기 채찍질을 하는 게 안타깝기도 해요. 일을 하고 퇴근해서 다시 내일을 준비하는 그 질서가 사실은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상수가 ‘언니는 죄가 없다’ 페이스북 사건 이후 못 씻고 있을 때 경애가 해주는 말 등의 장면을 넣게 되었어요.

회색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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