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는 우리의 역사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 너와 나의 경계가 사라진 절대공동체는 어떻게 탄생하고, 몰락했는가?
새로운 사회과학 글쓰기로 해방광주를 생생하게 복원한 우리 시대의 명저
5·18은 한국 현대사를 바꿔놓은 큰 사건이었다. 정치학자 최정운은 외관으로서의 사실이 아니라 시민들이 겪었던 내적 경험 속으로 파고들어간다. 말하자면 증언을 통해 시민들이 당시 가졌던 생각, 감정 상태 등을 감정이입을 통해 재구성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5·18을 마치 자신이 겪은 사건처럼 다시 서술하고자 한다. 이러한 내적 경험으로 사건에 접근하는 방법을 막스 베버의 ‘이해하기 위한 사회과학’이라고 부른다. 이것은 베버가 발명한 특이한 방법론이 아니라 우리가 역사적 사건이나 어떤 역사적 시대를 분석하고 이해하는 데 흔히 사용하는 ‘생각하는 방법’을 베버가 재구성하여 정리한 것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이 책은 1999년 처음 발간된 것을 다시 펴낸 것이다. 2005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책 중 한 권으로 뽑혀 외국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에 소개된 바도 있는 명저이다. 무엇보다 ‘사회과학을 보면서 울 수도 있구나’를 알려주는 책이기도 하다. 저자가 감정이입을 통해 서술한 문장들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레 가슴이 울렁이고, 눈물이 고이게 된다. ‘우리의 사회과학’ 글쓰기의 가능성을 보여준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