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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타 스쿨 ㅣ 햇살어린이 39
김보름 지음 / 현북스 / 2016년 7월
평점 :
햇살어린이 창작 동화
세타 스쿨
글. 김보름 | 현북스
자면서 수업을 듣는 '꿈속 학교' 세타 스쿨
조금은 엉뚱한 김보름 작가의 창작동화
세타 스쿨
세타 스쿨은 렘수면 상태에서 발생하는 세타파를 이용해 만들어진 꿈속의 학교이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꿈을 디자인하는 법을 배운다.
좋은 꿈을 꾸기 위해 나쁜 기억을 지워 버리고
불쾌한 감정을 정화시키는 훈련을 한다.
하지만 그렇게 삭제된 기억들은 유령이 되어 어두운 지하 세계를 떠도는 데....
꿈속의 꿈에 빠져 이런 진실을 알게 된 마야와 연중이는 비로소 깨닫는다.
기억을 함부로 지워서는 안 된다는 것을,
기억은 마음속에 살고 있는 작은 나 자신이라는 것을,
그리고 다른 사람이 만들어준 달콤한 꿈을 꾸며 잠든다고 해서
행복해지는 건 아니라는 것을.....
얼마 전 우리 영팔 어린이와 영화 '부산행'을 보러 갔었는데
좀비가 나오기도 전에 무섭다며 눈물바다가 되어버렸지요.
결국 영화 시작하고 10분도 채 안돼서 나와야 했지만
우리 영팔이의 기억 속에서는 계속 좀비의 모습 때문에
한동안 화장실도 혼자 못 갔었어요.
애미의 보고 싶은 욕심 때문에 우리 영팔이가 너무 힘들어하는구나... 싶으면서
영화 봤던 기억이 없어졌으면 좋겠다... 생각했어요~
아이에게도 생각하지 말라고 이야기하기도 하구요.
그런데 어디 그런가요...
저 역시 무서운 이야기에 문소리에도 놀란 어릴 적 기억이 나네요...
이 책의 주인공 마야 역시
가장 친한 친구를 눈앞에서 잃고 그 기억을 지우려 노력했지만
불쑥불쑥 나타나는 기억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곤 합니다.
어느 날, 시험이 두려운 마야는 친구가 건네준 꿈 사랑을 먹고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얻게 되지만
혹시 들통이 나지 않을까 불안한 마음이 들었어요.
그 때문인지 꿈속에서 다시 꿈에 빠지게 되고
그 꿈속에서 지워진 기억들의 유령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곧 깨닫게 되지요.
악몽을 꿀지라도 기억은 함부로 지워서는 안된다는 것을.
달콤한 꿈이 곧 현실에서의 행복은 아니라는 것을요...
꿈은 자연 같은 거야.
우리가 산이나 바다 같은 자연을 함부로 파괴하면 안 되듯이,
우리 마음속 자연도 마음대로 조작하면 안 돼.
있는 그대로 내버려 두고 잘 보살펴 줘야 해.
꿈속의 꿈에 빠져 세타 스쿨의 가려진 진실을 보게 된 마야.
잃어버린 기억들을 가슴에 품자 드림머신이 보내주는 달콤한 꿈보다도
더 행복한 기분에 감싸였던 순간을 기억합니다.
현실과 꿈을 그리고
꿈속의 꿈을 넘나드는 세타 스쿨
김보름 작가는 세타 스쿨을 통해
억압된 기억과 조작된 꿈이
아이들의 영혼을 병들게 할 수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엄마'라는 지위를 이용한 나의 모습은
우리 영팔이에게 어떤 모습이었을까... 생각해봅니다.
햇살어린이 창작 동화
세타 스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