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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기보다 차라리 두려운 존재가 되라 -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인생철학 《군주론》
이남훈 지음 / 더스퀘어 / 2024년 4월
평점 :
치열했던 22대 총선 기간을 지나며 그 어느 때보다 우리나라의 정치와 정치인들의 면면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평소보다 더욱 정치 고관여층이 되어있으며 하루아침에 천국에서 지옥으로, 실패에서 성공으로 기사회생하기도 하는 정치가 인생과 닮아있다고 느끼며 과몰입에 빠져 있는 최근의 나다.
이 시점에서 이남훈의 책 『사랑받기보다 차라리 두려운 존재가 되라』를 읽으며 (이탈리아 피렌체 고위 공직자로, 혼란했던 피렌체 정치의 폭풍 가운데 있던 엘리트 정치인) 마키아벨리의 철학이 담긴 『군주론』을 들여다본다. 이 책은 마키아벨리가 『군주론』 을 통해 개척해놓은 길을 따라 '인간과 사회를 가장 냉정하게 바라보고 그 안에서 최대한 합리적인 방법을 도출해낸 뛰어난 전략가'의 조언을 따라가려는 책이다.
PART1. 상식의 뒤편에서 찾아낸 삶의 새로운 무기
포르투나(운명)과 비르투(개인의 역량)가 대결할 때 『군주론』에서는 대담성을 강조한다. 소위 '겁을 상실한 상태'가 되라. 그러기 위해 도움이 되는 전략은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즐기는 마인드다.
사물과 현상에 덧씌어져 있는 이분법에서 벗어나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는 노력은 인생의 무기가 된다. 실체적 진실에 눈뜨지 못한 채 진보 아니면 보수, 내편 아니면 적이라는 이분법에 갇힌 일부 답답한 정치인들(특히 그)이 자신과 공동체를 파멸에 이르게 할 위험한 인물이 아닌가?
마키아벨리가 제안한 '짐승의 길'은 맹수의 이빨을 드러내며 상대를 제압하고 이겨야만 하는 위험한 상황에서 비록 상처가 생길지라도 오히려 그 상처를 자양분 삼아 계속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도 있다는 말이다. 위축되고, 두려워하고, 화가 치미는 르상티망의 감정을 품고 사는 것은 결국 자신을 노예 상태에 머물게 할 뿐이다. 그러니 타인에게 사랑받기 원하기 보다, 차라리 강인한 주인이 되어 고통의 벽을 넘어서면 성숙한 인간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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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2. 사람의 행동을 끌어내는 마음의 작동법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한편으로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에 관한 책이기도 하다.
인간의 배신에 좌절하지 않으려면 '인간은 원래 변덕스러운 존재'라는 사실을 가슴에 새겨야 한다. 그러니 그때 나는 나를 배신한 Lee에게 속을 수밖에 없었고, 그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신뢰는 '실체'라기보다 '인식'에 더 가깝다. 신뢰를 얻기 위한 그 모든 것이 진심에서 우러나온 것이라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보호와 보살핌을 기조로 충분히 배려 받고 있다는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전략이 중요하다.
사랑받기보다 차라리 두려운 존재가 되라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곳곳에서는 미움으로 인해 처하게 되는 취약한 상태에 대해 끊임없이 경고했다. 사회생활에서의 미움에 대해서는 매우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하는데 마키아벨리는 미움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단으로 '두려움'을 제시했다. 위력으로 공포와 불안에 빠뜨리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오히려 '존경'에 가깝다. 견고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자신을 잘 통제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존경받고 두려움의 대상이 될 수 있다.
PART3. 내 운명과의 싸움에서 단1%만 이길 수 있다면
상황이나 잘잘못은 미묘하고, 기량과 판세는 기껏해야 한 끗 차이다.
51 대 49로 이기는 마지막 1%는 실력도 실력이지만, 기세로 인해 판가름 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마음을 제어할 줄 아는 것이 능력이다. 내면의 관리는 중요한데 그것을 능숙하게 다루고, 다치지 않게 하며, 더 나아가 단단하게 만들지가 중요하다. 최근에 다시 읽은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에서도 인간의 내면이 더욱 강하게 단련되는 것을 강조한 것처럼 마키아벨리는 세상과 부딪혀 보고 배우는 시간에서 내면을 단련하라고 말한다.
우리들의 평범한 나날은 갈등의 연속이다. 상사, 후배, 친구, 연인, 배우자, 부모와의 갈등과 문제 해결이 우리 삶을 규정한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 갈등이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것으로 금기할 것이 아니다. 갈등이 생긴다면 상대방의 취향, 성격, 욕망의 크기를 알아낼 수 있는 기회이니 잘 활용하여 전략의 변화를 꾀할 수 있다. 때로는 관망하며 시간 끌기를 하는 것이 의외로 효율적이다.
『군주론』에서는 유연성을 이야기한다. 상황의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인간의 유한성이 실패를 부른다. 필요한 것은 '유연성'과 '의심'이라는 키워드다. 필요하다면 과거부터 쭉 해왔던 관습에서 벗어나기 위해 '나로부터 도망가는 연습'을 해야 한다. 다르게 살고 싶다면 인간의 유한성이 유발하는 경험의 덫, 고정되고 굳어버린 판단의 프로세스를 벗어나기 위해 과거보다 두 배 이상 더 힘껏 달려야 한다.
PART4. 성공은 수직 상승이 아니라 수평 확장이다
이기는 싸움을 위한 제반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고립으로부터의 탈피, 나아가 관계 속으로 뛰어들어야 한다.
『군주론』에 등장하는 수많은 조언은 공동체에서의 리더십의 본질을 관통하고 있다. 그 핵심에는 '상대방의 자유와 행복'이 존재한다. 이제 새로운 리더십의 과제는 '협업'을 잘 이끄는 것이 되었고 '나를 따르라'라는 리더십의 종말은 불가피하다.
사람은 언제 감동을 느끼는가? 전 세계 95%의 사람들이 감동을 받는 순간은 자연이나 영적인 경험을 할 때가 아니라 사람에게서 감동을 느낀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다름 사람들의 순수한 의도와 행동에서 비롯되는 용기, 친절, 강인함 또는 극복의 과정을 지켜보며 감동과 경외감을 느낀다고 한다.
책을 읽으며 『군주론』을 정치와 군사의 전략서로만 평가하는 데는 오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고립과 외로움을 떨쳐내고 용기를 내어 고통과 대면하는 법, 회피와 부정이 아닌, 수용과 인정 속에서 그것들과 힘껏 싸우라는 응원이며 인생의 전략서라는 생각이 든다. 피할 수 없는 감정의 파고에 흔들리기보다 혹자의 말마따나 '그러려니' 정신으로 세상을 조금은 덤덤하게 바라보자.
영악하지만 지혜로운 여우가 되어 거칠고(유한함에 사로잡히지 않고) 자유로운 삶(유연한 삶)으로 내 인생의 주인이 되고 싶은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서 배운 인생의 교훈을 기억하자.